배가 상류로 돈다
배가 러산 아래 둑을 떠나 상류로 돈다. 몇 분 동안은 물과 앞사람의 등 외에는 보이는 것이 없다. 그러다 절벽이 열리고 부처가 있다. 대좌 위의 기념물이 아니라 암벽에 파낸 하나의 빈 공간이고 강물이 그 무릎 아래를 지난다. 엔진이 공회전으로 떨어져 배가 물살을 견디며 자리를 지킨다. 이곳의 강은 넓고 탁하며 건너편 둑이 낮아 하늘이 땅보다 화면을 많이 차지한다. 갑판에서는 형체를 한 번에 담을 수 없다. 머리는 아주 위에 있고 손은 무릎에 놓였으며, 물소리가 커서 사람들이 말을 멈춘다.
눈이 할 수 없는 숫자
치수가 존재하는 것은 아래에서 눈이 이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높이 71미터, 머리만 약 14.7미터, 어깨 폭 약 28미터. 머리카락은 1051개의 발제로 만들어졌고 줄을 지어 있어 물 위에서는 이마 위의 어두운 띠로 읽힌다. 가까이서 발제는 접시만 하고 물 위에서는 하나의 질감이다. 절벽 길에서는 그 숫자들이 별 의미가 없다. 당신이 세부 안에 있기 때문이다. 강에서는 그것들이 눈앞의 것을 설명하는 유일한 방법이 된다. 조각은 713년에서 803년 사이에 새겨졌고 규모는 의도적이었다. 배 위의 사람, 거리, 배를 실어 나르던 강을 위한 형체다.
무른 돌 위의 물
암석은 붉은 사암으로 빨리 깎을 만큼 무르고 상처받을 만큼 무르다. 비가 얼굴을 타고 내려 어깨로 스며들고 옷자락의 주름에 고인다. 머리 뒤와 옷자락을 따라 건축자들은 물이 표면을 통과하지 않고 빠져나가도록 물길을 새겼고, 배에서는 그 물길을 그림자와 분리하기 어렵다. 머리 위의 절벽은 얼룩지고 줄이 져 있다. 무른 돌은 모든 세부가 깊이와 내구성 사이의 타협임을 뜻하고, 날씨가 가장 나쁜 곳에서는 새김이 얕다. 이 조각은 날씨 속에 선 단단한 물체가 아니다. 젖은 산비탈의 형체이고, 그렇게 유지된다.
한 형체 아래 세 강
민강과 다두허, 칭이장이 이곳에서 만나고 절벽 아래 물은 배가 자리를 지키려 애쓸 만큼 거세다. 세 강은 다른 짐과 다른 빛으로 도착하고 섞이는 선은 유량에 따라 움직인다. 합류지에 선 71미터의 좌상 미륵은 강에 대한 진술이자 신앙에 대한 진술이다. 형체는 물을 향하고 물은 그것이 지키도록 지어진 대상이다. 배의 항적은 배보다 한 박자 늦게 절벽에 닿고 물은 제 선으로 돌아간다. 배는 하류로 돌아간다. 부처는 물살을 계속 마주하고, 물살은 아무도 다시 지을 필요가 없었던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