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을 만드는 산
어메이산은 습한 공기가 고지대와 만나는 쓰촨 분지의 가장자리에 서 있다. 그래서 구름이 잦고 비가 갑자기 쏟아진다. 정상은 흰 구름층 위에서 맑고 찬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금정의 가장 높은 지점인 완포딩은 해발 3,099미터다. 맑은 날에도 정상의 공기는 차갑다. 산의 87퍼센트가 숲으로 덮여 있고, 고등식물은 3,200종이 넘는다. 그중 상당수는 어메이산의 이름을 딴 것이다. 이곳에서 날씨는 풍경의 배경이 아니다. 구름과 비, 고도 차이가 독특한 생태를 만든 조건이다. 그래서 이 산에서는 하루의 인상이 날씨에 따라 달라진다.
지금도 살아 있는 성산
어메이산은 중국 불교 4대 명산 가운데 하나다. 사찰은 떨어져 있는 유적이 아니다. 산기슭의 바오궈사와 위쪽의 완녠사는 수백 년 동안 걸어온 길 위에 있다. 절과 길, 숲이 함께 이어져 순례길의 풍경을 이룬다. 이 산은 1996년 12월 문화와 자연 양쪽의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유산 목록에 올랐다. 문화유산이자 자연유산이라는 이중의 지위는 각별히 중요하다. 정상의 사진만 남기면 건물과 산길, 숲이 서로 관계를 맺어 길을 만들어 온 사실을 놓치게 된다.
천천히, 이른 시간에
오르는 길은 돌계단과 사찰 마당, 숲길이 차례로 이어진다. 날씨가 빠르게 변하고 산기슭과 정상의 차이가 크므로 겉옷을 준비해야 한다. 아침에 출발하면 구름이 걷히는 틈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우산보다 방수 겉옷이 유용하다. 산에는 사람이 많지만 길에는 한적한 구간도 있다. 숲이 갑자기 열리는 곳에서 잠시 멈추면 능선의 규모가 눈에 들어온다. 구름이 지나가면 바로 앞의 능선이 나타났다가 다시 사라지기도 한다. 서두르지 말고 자신의 속도로 오르는 편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