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푸강에서 바라본 와이탄은 무대 세트처럼 보인다. 석조 건물의 정면이 길게 이어지고 돔과 탑, 처마선이 하늘을 가른다. 그러나 이곳은 도시가 실제로 움직이는 경계이기도 하다. 상하이가 근대 조계항으로 성장하던 시기에 금융과 공공생활의 중심이 된 기관들이 강변에 모였다. 바로크, 고딕, 고전주의를 참조한 서로 다른 양식이 한 줄에 늘어서지만 하나의 통일된 설계로 합쳐지지는 않는다. 좁고 긴 땅을 함께 쓰면서 각자의 표현을 드러내는 건축의 연속이다.
강은 그 건축물들에 규모를 부여한다. 강 건너에서는 파사드를 한눈에 하나의 장면으로 볼 수 있지만, 곁에 서면 문과 기둥, 석재 장식, 창문의 리듬이 눈에 들어온다. 먼 거리의 구도와 가까운 세부를 오가는 시선은 와이탄 건축의 특징이다. 이곳은 하나의 기념비가 아니라 보는 위치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도시의 한 부분이다.




